[STUDIO YEODONG YUN / 윤여동 작가] 흔들림 없는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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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움직이는 삶,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에서 느껴지는 흔들림 없는 고요함.
그런데 다시 들여다보면 자유분방하고 힘찬 움직임이 느껴진다.
작품들이 이토록 오묘한 것은 ‘정적인 작품에 자유로운 삶을 녹이고 싶은’ 윤여동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는 까닭이다.


‘STUDIO YEODONGYUN’의 윤여동 작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촌에서 금속공예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윤여동입니다.


STUDIO YEODONGYUN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STUDIO YEODONGYUN은 장신구에서 오브제, 리빙용품 등 생활 속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금속으로 만드는 브랜드에요.


물고기 오브제와 귀걸이 모두 ‘회귀(回歸)’


전통적 소재 그리고 과거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작품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궁금해요.

유물들을 보러 박물관이나 미술관 다니는 걸 좋아해요. 전시된 유물들을 보면 옛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에 담긴 지혜를 느낄 수 있거든요. 기성품에서 볼 수 없는 손맛 같은 것들도 특히 잘 느껴지고요.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레 작업에 영향을 미쳐요. 장식적인 기능만 가진 유 물을 보게 되면,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미와 실용성까지 더해진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기존의 형태나 용도를 바꾸고 더해가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책갈피, 포크, 캔들 홀더, 주얼리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계시는데요. 다채로움 속에서 꼭 지키고자 하는 철학이 있나요?

저는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들을 시 도해보면서 매번 다른 결과를 볼 때 재밌다고 느껴요. 그래서 작품을 만들 때 마다 자유롭게 생 각하고 행동하려고 해요. 정적인 작품에 자유로운 움직임이 있는 저의 삶이 녹아들면 좋겠어요.


(왼쪽부터) ’Ball cup I’, ‘Ball cup II ’‘한방울 포크’, ‘두방울 포크’,


포크의 장식이라든지, 볼 컵의 구슬이라든지 위트 있는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완 성의 마침표를 찍는 방식인가요?

처음부터 계획하는 건 아니에요. 이런 부분이 공예의 매력 같아요. 중간에 마음이 안 들면 바꿀 수 있고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아예 새로운 것들을 적용해 볼 수 있어요. 볼 컵도 처음에 컵을 만들다가 중심이 잘 안 잡혀서 덧붙일 요소를 생각하다 동그란 볼을 떠올렸어요. 디자인적으로 도 유쾌하고 균형도 잡힐 수 있다는 생각에 붙여봤는데 잘 어울리더라고요. 이렇게 즉흥적으 로 나오는 디자인이 많아요.


일상의 영감으로 완성 된 ‘Nocturne Candle Holder’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지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어요. 뭐든 뚝딱 만들어 낼 것 같고요. 평소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일상에서 영감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길을 지나가다가도 재밌는 게 보이면 사진을 찍어 두곤 해요. 나중에 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Nocturne Candle Holder’도 우연히 시작 된 작품이에요. 도쿄 여행 중 작고 색색깔로 이뤄진 초를 구매했어요. 초가 너무 작아서 맞는 촛 대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직접 촛대를 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어요. 이렇게 일상적인 일들에서 작업이 많이 시작돼요.


금속 작업 중인 윤여동 작가


뭐든지 빠르게 변하는 요즘 시대에 손으로 꾸준히 뭔가를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스스로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많은 공예가분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요즘 같 은 산업화 시대에 손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게 굉장히 뒤처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작가가 얼마나 자신의 손을 쓰고 그 손맛이 작품에 드러 나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수공예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 하고 공예의 가치가 인정받는 문화도 필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신가요?

신라 시대의 금관 그리고 떨잠이나 노리개 같은 전통 장신구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는데요. 이 런 것들을 자세히 보면 용수철이나 철사로 흔들거리는 디테일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재밌 게 느껴서 작업에 적용하는 편이에요. 지금까지 작은 스케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크기를 키워 서 작업해 볼 예정이에요. 커졌을 때 동적인 요소가 있으면 어떻게 적용될지 실험해 보고 싶어요.


작업실 풍경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제 작품을 볼 때마다 행복한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게 제 작품을 선 물해 주고 싶다고 하면 굉장히 감동적일 거예요.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창작자, 좋은 자극을 주는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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