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송 작가] 일상 속 즐거운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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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송 작가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즐겁기 때문이다. 
그 감정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흙을 만진다.
 ‘나다움'을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마저 ‘즐거움’이라 말하는 그는 매일 행복하게 ‘유희송'의 작품들을 만든다. 


유희송 작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꽃병이나 장식품 같은 오브제부터 밥그릇, 국그릇 같은 식기까지 일상 속의 다양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유희송입니다.

 

도자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해요.

어려서부터 꾸준히 미술 교육을 받았어요.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면서,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미술보다는 직관적으로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었어요. 손끝에 느껴지는 도자기의 촉감이 좋았고, 손으로 누르면 들어가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성질이 좋아서 흙을 계속 만지고 있어요. 


 Short-term Resident Artist 2016, Archie Bray Foundation for the Ceramic Arts  @유희송


미국에서 레지던트 아티스트로 머무셨는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한국에서 5~6년 동안 같은 환경에서 작업했어요. ‘도자’라는 넓은 영역에서 물레와 백자 그리고 실용기 등 좁은 분야만을 접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걸 많이 경험해보고 싶어서 휴학하고 미국으로 떠났어요.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도자를 배워온 방식을 나누고 작업에 대한 생각을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죠. 그때는 핸드빌딩으로 조형 작업만 했어요. 기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 가는 대로, 내 눈이 바라는 대로 뭔가를 만들어본 게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제가 원하는 미감에 대해서도 생각 할 수 있었고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작업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죠.


실용기  (왼쪽부터) '머그컵', '꽃송이 화병', '사각 면기' @유희송


다양한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유희송다움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나다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개성을 담기에는 실용기 작업에서 제약이 꽤 많거든요. 그릇의 크기나 무게감 등 정해진 기준에 충실하다 보면 내가 만든 건지, 다른 사람이 만든 건지 구분이 어렵더라고요. 미국에서 돌아와서도 계속 노력했어요. 그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 도자기들은 나왔지만, 오히려 ‘나다움’이 담긴 작품은 못 만들었죠.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다움이 저절로 생기겠지’ 생각했어요. 집착을 내려놓고 꾸준히 작업을 하다 보니 다른 분들이 먼저 와서 “이 작품엔 ‘유희송스러운’게 있어”라는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작품을 보면 저답게 꽉 차 있는 뭔가가 느껴진다고 해주셔서 되게 기분 좋았어요. 


화병과 오브제 @유희송


화병과 오브제들이 흥미롭습니다. 원과 도형을 따로 놓고 보면 흔한 것 같지만 모아 놓고 보니 새로운데요. 익숙함을 낯설게 조합하는 방식이 있나요?

한눈에 봤을 때 유희송이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단순한 것들을 조합시켜서 도자기에서는 흔히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실루엣을 만들었죠. 새로워 보이면서도 재밌고 조형적으로도 아름다워서 계속 보고 싶은 걸 만들고자 했어요. 각각의 피스(부품)를 일단 많이 만들어놓고 다 겹쳐보고 계속 고민하면서 작업해요. 공예가 ‘되돌리기’가 안되는 영역이다 보니 처음엔 진짜 어렵더라고요. ‘한 1cm만 더 컸어도 예뻤을 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많은 양의 훈련과 작업이 지금의 작품들을 만들어 낸 거 같아요. 


물레를 차는 유희송 작가


물레를 차는 모습을 보면 즐거움이 느껴져요. 어떤 기분으로 물레 작업을 하세요?

기분 좋은 질문이에요. 사실 무념무상으로 물레를 차거든요. 평소 작업하는 시간이 아닐 때는 일상을 꽉 채우는 편이에요. 매 순간 뭔가를 읽거나 보거나 하고 있거든요. 평소에는 내면이 감정적으로 꽉 차 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는데 작업할 때만큼은 그런 걸 싹 다 비우고 저 스스로에게 몰입하려고 해요. 명상하는 기분으로 고요하게 시간이 흘러가요. 작업하면서 겪는 고충도 당연히 있지만, 한편으로 휴식을 취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평화로워 보이는 상태가 즐거움으로 느껴지신 게 아닐까 싶네요. 


작업 공간과 도구


창작활동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영감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건 없어요. 일단 작업이 시작되면 저절로 이어지거든요. A를 시작하면 B, C, D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처럼요. 그래서 늘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평소의 삶에서 겪었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취향이 되고 가치관이 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작업관으로 반영된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좋은 작업을 하려면 제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예가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있으신가요?

최종 목표를 정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유희송’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저 작가는 되게 유연해” “저 작가의 작품은 어디에 둬도 무난하게 잘 어울려”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요. 감사하게도 이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건강하게 매일 매일 작업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싶어요. 공예를 하게 된 이유도 제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을 하고 그로 인해 내 생활이 좀 더 윤택해지는 그런 경험이 좋아서거든요. 저로 인해 이런 즐거움을 더 많은 분이 아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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